
1. 잠령민정(蠶嶺閔亭) - 임제(林悌)
| 동쪽 바다엔 큰 고래가 날뛰고 東溟有長鯨(동명유장경) 서편 국경에는 사나운 짐승 있건만 西塞有封豕(서생유봉시) 강가 초소엔 잔악한 병졸 울부짖고 江章哭殘兵(강장곡잔병) 바닷가 진지엔 굳센 보루 없구나. 海徼無堅壘(해요무견루) 조정에서 하는 일 옳지 않거니 廟算非良籌(묘산비양주) 몸을 사리는 것이 대장부이랴! 全軀豈男子(전구개남자) 훌륭한 제 주인을 얻지 못하니 寒風不再生(한풍불재생) 명마는 속절없이 귀 수그리네. 絶景孔垂耳(절경공수이) 뉘라서 알리오 초야에 묻힌 사람 誰識衣草人(수지의초인) 웅심이 하루에도 천리를 달리는 줄. 雄心一千里(웅심일천리) |
[핵심 정리]
1. 지은이 : 임제(林悌, 1549-1587) 호 백호(白湖)․겸재(謙齋). 예조정랑(禮曹正郞) 겸 지제교(知製敎)를 지내다가 동서 양당(東西兩黨)의 싸움을 개탄하고 명산(名山)을 찾아다니며 여생을 마쳤다. 평양 감사로 제수되어 부임 도중 황진이의 무덤에서 하룻밤을 지새다 파직되는 등 호탕한 면모가 많은 인물로 전해진다. 저서에 <화사(花史)>, <수성지(愁城誌)>, <임백호집(林白湖集)> 등이 있다.
2. 갈래 : 한시. 오언고시(五言古詩)
3. 성격 : 우국적. 비판적
4. 어조 : 남성적 기백이 느껴지는 의지적 목소리
5. 제재 : 시대 현실에 대한 소회(素懷)
6. 주제 : 시대 현실에 대한 염려와 세상을 경륜(經綸)하고 싶은 마음
▶ 작품 해설
이 시는 시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더불어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憂國)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울러 자신의 재주로 세상을 경륜(經綸)하고 싶다는 웅대한 포부를 비치고 있다.
2. 늦을 녘에 거닐면서[晩步] - 이 황(李滉)
| 잊음 많아 이 책 저 책 뽑아 놓고서 苦忘亂抽書 흩어진 걸 도로 다 정리하자니, 散漫還復整 해가 문득 서으로 기울어지고, 曜靈忽西頹 가람엔 숲 그림자 흔들리누나. 江光搖林影 막대 짚고 뜨락으로 내려를 가서 扶筇下中庭 고개 들고 구름재를 바라다보니, 嬌首望雲嶺 아득아득 밥 짓는 연기가 일고, 漠漠炊烟生 으스스 산과 벌은 싸늘하구나. 蕭蕭原野冷 농삿집 가을걷이 가까워지니, 田家近秋穫 방앗간 우물터에 기쁜 빛 돌아. 喜色動臼井 갈가마귀 날아드니 절기 익었고, 鴉還天機熟 해오라비 우뚝 서니 모습 훤칠해. 鷺立風標迵 내 인생은 홀로 무얼 하는 건지 원. 我生獨何爲 숙원이 오래도록 풀리질 않네. 宿願久相梗 이 회포를 뉘에게 얘기할거나. 無人語此懷 거문고만 둥둥 탄다, 고요한 밤에. 搖琴彈夜靜 |
[시어, 시구 풀이]
만보 : 늦을 녘에 거닐면서
잊기를 잘하여 이 책 저 책 뽑아 놓고서 : 진리 또는 학문에 대한 끝없는 탐구를 뜻함.
숙원이 오래도록 풀리질 않네 : 학문적 성취의 미진함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함.
[핵심 정리]
1. 지은이 : 이황
2. 갈래 : 한시. 오언절구
3. 성격 : 사색적, 자아성찰적, 대조적
4. 주제 : 성취하지 못한 학문에 대한 소망, 가을날 저녁의 자아 성찰,
가을의 정경 속에 느끼는 자기반성의 심경
▶ 작품 해설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을 먼저 떠올려 보자. 해는 지고 멀리 저녁이 오고 있다. 하루의 끝을 알리는 시간이다. 그리고 눈을 멀리 들로 던지니 가을걷이가 가까워져 무르익은 들녘이 보인다. 한 해의 끝을 알리는 시간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밥 짓는 연기가 피어 오른다. 또, 방앗간이며 우물터에서는 사람들이 수확의 기쁨에 들떠 있다. 모든 것이 성취의 기쁨을 맛보는 시간이다. 밥 짓는 연기며 방앗간 우물터의 기쁜 빛이 그런 뜻을 함축한다. 그래서 날아드는 갈가마귀며 우뚝 선 해오라비까지도 다 기쁨과 자랑에 차 있다.
이런 가운데 나만 오로지 이룬 것이 없다. 책을 뽑아 놓고 흩어진 걸 정리하면서 그 공허함이 새삼 뼈에 사무친다. 숙원을 가진 지 오래지만, 하루 일이나 농사일 같은 소득이 없다. 그 말을 누구에게 할 수 있으랴, 거문고만 탈 뿐이다. 이처럼 바라보는 사물과 대비되는 나를 발견하면서 숙연한 고요에 잠기는 정서가 깃들여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문학이 대상으로부터 ‘나’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공부한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3. 도중(途中) - 김시습(金時習)
|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 춘성에 나뭇잎이 듬성해지네. 가을 깊어 마을에 술이 있는데, /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 보겠네.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 강물 아득해 대지는 허공에 붙었네. 외로운 기러기 지는 해 밖으로 날아가니, / 나그네 발걸음 가는 길 머뭇거리네. 貊國初飛雪 春城木葉疏 (맥국초비설 춘성목엽소) 秋深村有酒 客久食無魚 (추심촌유주 객구식무어) 山遠天垂野 江遙地接虛 (산원천수야 강요지접허) 孤鴻落日外 征馬政躊躇 (고홍낙일외 정마정주저) |
[시어, 시구 풀이]
貊國(맥국) : 옛 부족 국가 시대의 조선의 이름
春城(춘성) : 지명(地名)
天垂野(천수야) : 하늘이 들에 드리워 있다.
地接虛(지접허) : 땅이 허공에 접해 있다.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다.
征馬(정마) : 먼 길을 가는 말
躊躇(주저) : 주저하다. 머뭇거리다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 우리 강산에 첫눈이 내리는 정경으로 시적 정황의 제시에 해당한다. 계절적 배경을 알 수 있다.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 보겠네. : 나그네의 고달픈 삶을 표현하고 있다.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막막한 대지와 산하를 그려 내어 나그네의 아련한 심사를 묘사하고 있다.
외로운 기러기 지는 해 밖으로 날아가니, : 서정적 자아의 외로운 심사를 황혼녘에 날아가는 기러기에 비겨 표현하고 있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김시습(金時習, 1435-1493) 조선 초기의 문인. 호는 매월당(梅月堂). 세조가 단종을 몰아 내고 왕위를 찬탈하자 일생을 산 속에서 은둔하며 살았다. 문집으로 <매월당집(梅月堂集)>있고, 최초 한문소설 <금오신화(金鰲神話)>를 지었다.
2. 갈래 : 한시, 오언율시
3. 압운 : 疏, 魚, 虛, 躇
4. 성격 : 서정적
5. 구성 : 기승전결 4단 구성
6. 어조 : 유랑의 길을 떠도는 나그네의 외로운 어조
7. 주제 : 나그네의 설움
8. 출전 : <매월당집(梅月堂集)>
▶ 작품 해설
작자가 나이 50이 넘은 후 관동 지방을 유랑하면서 느낀 감회를 노래한 한시로서 늦가을 산촌에서 느끼는 나그네의 시름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늦가을의 산촌 풍경과 함께 유랑의 길을 떠도는 시인의 감회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전통적인 한시의 형태인 오언율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시적 감흥을 돋구는 부분은 후반부이다. 먼 산과 아득한 강물, 들판과 허공이 서로 대조를 보이는 가운데, 석양의 기러기와 길을 떠나는 나그네의 심정을 대비시켜 놓고 있다. 시적 대상을 적절하게 선택하고 선명한 이미지의 대조를 통해 그것을 구체화시키고 있으며, 서정적 자아의 형상이 외로운 나그네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3,4행에서 표현된 나그네의 고달픈 삶이 5,6행에 묘사된 막막한 대지, 산하의 모습과 어우러져 쓸쓸함을 더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4. 부벽루(浮碧樓) - 이 색(李穡)
|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성은 텅 빈 채로 달 한 조각 떠 있고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오래된 조천석 위에 천 년의 구름 흐르네. 石老雲千秋(석로운천추) 기린마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데 麟馬去不返(인마거불반) 천손은 지금 어느 곳에 노니는가?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돌다리에 기대어 휘파람 부노라니 長嘯倚風磴(장소의풍등)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
[시어, 시구 풀이]
성은 텅 빈 채로 달 한 조각 떠 있고 : 고구려의 옛 수도인 평양성의 퇴락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한 조각달이 쓸쓸함을 더한다.
오래 된 조천석 천 년의 구름 흐르네. : 오래 된 바위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있다.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 변함 없는 자연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이색
2. 갈래 : 한시, 오언율시
3. 압운 : 樓, 秋, 遊, 流
4. 성격 : 회고적
5. 구성 : 기승전결 4단 구성
6. 어조 : 지난 날의 찬연한 역사를 회고하며 그와 대비되는 현재의 모습에서 무상감에 젖어 있다.
7. 제재 : 옛 성터에서의 풍경과 감상
8. 시대적 배경 : 이 당시 고려는 원의 오랜 침략을 겪고 난 후 국력이 극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시인은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고구려의 웅혼한 역사를 일으킨 동명왕의 위업을 생각하고 있다.
9. 주제 : 인생무상
10. 출전 : <목은집(牧隱集)>
▶ 작품 해설
작자가 고구려의 유적지인 평양성을 지나며, 찬연했던 고구려의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게, 퇴색한 부벽루에서 인간 역사의 유한함과 자연의 영원함을 대비시켜 노래한 한시다.
이 작품은 고려 말의 문신이었던 작가가 고구려의 유적지인 평양성을 지나다가 지은 오언 율시(五言律詩)다. 그 옛날 찬연했던 고구려의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고, 다만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하는 퇴색한 자취만이 남아 있는 데서 그의 시상은 출발한다. 이러한 인간 역사의 유한함이 자연의 영원함과 대비되면서 쓸쓸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하늘에 걸린 한 조각의 달과 천년 두고 흐르는 구름이 그러한 분위기를 잘 보여 준다.
그러면 그가 이 시를 지은 동기는 이러한 회고적 정서에 그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여기서 우리는 시인이 막연하게 옛 왕조의 자취를 읊기보다 위대한 건국 영웅이었던 동명왕의 일을 노래한 점에 주목하게 된다. 이 당시 고려는 원(元)나라의 오랜 침략을 겪고 난 뒤여서 국가적으로 극히 쇠약한 형편이었는데, 시인은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고구려의 웅혼한 역사를 일으킨 동명왕의 위업을 다시금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현재의 시간에서 과거로 소급해 올라가는 한편, 과거의 역사를 통해 다시금 현재를 비추어 보는 양면적 시각을 내포한다고 하겠다.
5. 산민(山民) - 김창협(金昌協)
| 말에 내려 인가를 찾아가 보니, 下馬問人居(하마문인거) 아낙네 문간에 나와 맞이하네. 婦女出門看(부녀출문간) 띠집 처마 아래 손을 앉게 하고, 坐客茅屋下(좌객모옥하) 나를 위해 밥과 반찬 내어오네. 爲我具飯餐(위아구반찬) 남편은 어디에 나가 있는지, 丈夫亦何在(장부역하재) 아침에 소 끌고 산에 올랐는데, 扶犁朝上山(부리조상산) 산밭을 일구느라 고생을 하며, 山田苦難耕(산전고난경) 저물도록 돌아오지 못한다네. 日晩猶未還(일만유미환) 사방에 이웃이라고는 없고, 四顧絶無隣(사고절무린) 닭과 개만 산기슭을 오르내린다. 鷄犬依層巒(계견의층만) 숲 속에는 사나운 호랑이 많고, 中林多猛虎(중림다맹호) 나물을 뜯어도 얼마 되지 않네. 採藿不盈盤(채곽불영반) 슬프다, 외진 산림 무엇이 좋아서 哀此獨何好(애차독하호) 가파른 이 산중에 있는고? 崎嶇山谷間(기구산곡간) 저 쪽의 평지가 좋기야 하지만, 樂哉彼平土(낙재피평토) 원님이 무서워 갈 수가 없구나. 欲往畏縣官(욕왕외현관) |
[시어, 시구 풀이]
닭과 개만 산기슭을 오르내린다. : 인적이 드문 산골에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숲 속에는 사나운 호랑이 많고, : 뒤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보아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학정(虐政)의 무서움’을 말한 고사 성어와 상통한다.
원님이 무서워 갈 수가 없구나. : 학정(虐政)의 가렴주구(苛斂誅求)에 시달리는 백성의 처지를 말하고 있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김창협(金昌協 1651-1708) 호 농암(農巖). 조선 후기의 학자․문신. 저서로는 <농암집(聾巖集)> 등이 전한다.
2. 갈래 : 한시. 오언고시(五言古詩)
3. 성격 : 사실적. 비판적
4. 어조 : 현실을 개탄하는 연민과 탄식의 목소리
5. 제재 : 산간 사람들의 가난한 생활
6. 주제 : 가혹한 정치에 시달리는 산골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삶
7. 출전 : <농암집(聾巖集)>
▶ 작품 해설
산촌에 살아가는 백성들의 가난하고 열악한 삶의 원인이 가혹한 지방관의 수탈 때문임을 제시하고 있다. 백성들은 사방에 이웃이라고는 없는 외로움과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 가난하고 열악한 생활 환경에도 불구하고 산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원님이 무서워서’이다. 즉 이 작품에서 지은이는 백성의 어려운 처지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리의 횡포를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의 한시들이 현실의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이전 사대부들이 지은 관념적 한시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6. 농가탄(農家歎) - 정내교(鄭來僑)
| 백골에까지 세금을 매기다니 어찌 그리도 참혹한가. 한 마을에 사는 한 가족이 모두 횡액을 당하였네. 아침 저녁 채찍으로 치며 엄하게 재촉하니, 앞마을에선 달아나 숨고 뒷마을에선 통곡하네. 닭과 개를 다 팔아도 꾼 돈을 갚기엔 모자란다네. 사나운 아전들은 돈 내놓으라 닦달하지만 세금 낼 돈을 어디 가서 얻는단 말인가. 아버지와 아들, 형과 아우 사이에도 서로 보살피지 못하고, 가죽과 뼈가 들러붙어 반쯤 죽은 채로 얼어붙은 감옥에 갇혀 있다네. 白骨之徵何慘毒(백골지징하참독) 同鄰一族橫罹厄(동린일족횡리액) 鞭撻朝暮嚴科督(편달조모엄과독) 前村走匿後村哭(전촌주익후촌곡) 鷄狗賣盡償不足(계구매진상부족) 悍吏索錢錢何得(한리색전전하득) 父子兄弟不相保(부자형제불상보) 皮骨半死就凍獄(피골반사취동옥) |
[핵심 정리]
1. 지은이 : 정내교(鄭來僑, 1681-1757) 호는 완암(浣巖). 조선 후기의 시인이며 문장가. 변변치 못한 사인(士人) 출신이었으나 시문에 뛰어나 당대 사대부들이 그를 추중(推重)하였다. 1705년(숙종 31) 역관으로 통신사의 일원이 되어 일본에 갔을 때 시문의 독특한 재능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시와 문장은 천부적인 품격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다. 벼슬은 승문원(承文院) 제술관(製述官)을 지냈고, 저서로 <완암집(浣巖集)>이 전한다.
2. 갈래 : 한시. 칠언율시
3. 성격 : 현실 비판적. 고발적. 사실적
4. 어조 : 현실의 모순을 고발하는 관찰자의 어조
5. 표현 : 당시 비참한 농민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 냄
6. 특징 : 당시 사회 현실에 비판적 태도를 취함
7. 제재 : 농민의 비참한 현실
8. 주제 : 가혹한 세금으로 인한 농민의 고통
▶ 작품 해설
이 시는 조선 후기의 가혹한 세무(稅務) 정책을 고발하고,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 농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백골에까지 세금을 매긴다는 1구의 표현은, 죽은 사람에게도 인두세(人頭稅)를 부과했던 이른바 ‘백골징포(白骨徵布)’를 고발하고 있다. 세금을 걷으러 온 아전들의 가혹함으로 온 마을이 모두 황폐화되는 농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심지어 세금을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두고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죽을 지경에 방치하는 가혹한 현실을 드러냄으로써 잘못된 폐해와 비참한 조선 후기의 농촌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7. 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 - 양태사(楊泰師)
| 서리 하늘 달 밝은데 은하수 빛나 霜天月照夜河明 이국 땅 머무는 나그네 귀향 생각 깊도다. · 客子思歸別有情 긴긴 밤 홀로 앉아 시름 이기지 못하는데 厭坐長霄愁欲死 홀연 들리나니 이웃 아낙 다듬이 소리. 忽聞隣女擣衣聲 바람결 따라서 끊일 듯 이어지며 聲來斷續因風至 별들이 기울도록 잠시도 멎지 않네. 夜久星低無暫止 고국을 떠난 후로 저 소리 못 듣더니 自從別國不相聞 먼 이역 땅에서 그 소리 다시 듣네. 今在他鄕聽相似 그대 든 방망이는 무거운가 가벼운가 不知綵杵重將輕 푸른 다듬잇돌 고르고 거친가. 不悉靑砧平不平 약한 체질 온통 구슬땀에 젖으리. 遙憐體弱多香汙 옥 같은 두 팔도 힘이 부쳐 지쳤으리. 預識更深勞玉腕 홑옷으로 떠난 나그네 구하자 함인가. 爲當欲救客衣單 규방에 외로이 있는 시름 잊자 함인가. 爲復先愁閨閣寒 그대 모습 그려 보나 물어 볼 도리 없고 雖忘容儀難可問 부질없는 먼 원망만 끝없이 깊어 가네. 不知遙意怨無端 먼 이국 땅 낯선 고장에서 寄異土分無新識 그대 생각하노라 긴 탄식만 하네. 想同心兮長嘆息 이런 때 들려오는 규방의 다듬이 소리 此時獨自閨中聞 그 누가 알랴, 시름 깊은 저 설움을. 此夜誰知明眸縮 그리운 생각에 마음 높이 달렸건만 憶憶兮心已懸 듣고 또 들어도 뚫어 알 길이 없네. 重聞兮不可穿 꿈 속에라도 저 소리 찾아보려 하지만 卽將因夢尋聲去 나그네 수심 많아 잠도 이루지 못한다네. 只爲愁多不得眼 |
[핵심 정리]
1. 지은이 : 양태사(楊泰師) - 발해 제3대 문왕 때의 귀덕 장군. 무인이면서도 시를 잘 지었다고 함
2. 갈래 : 칠언배율(七言排律)
3. 연대 : 발해국 문왕 23년(759)
4. 성격 : 서정적
5. 구성 : 24행
6. 표현 : 직서법
7. 주제 : 향수(가을 달밤, 타국에서 고국을 그리워함)
8. 의의 : 발해의 시인이 남긴 작품 중에서 가장 길고 정감이 풍부하며, 발해 시대의 문학 이해의 자료가 된다. 또한 당시 시대 상황(외교 활동의 빈번함)을 추리하는 데 근거가 된다.
9. 출전 : <경국집>
▶ 작품 해설
양태사(楊泰師)가 발해국의 부사로 일본에 건너갔다가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즈음에 다듬이 소리를 듣고 고국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 두 편 중의 하나이다.
양태사의 이 작품은 스물넉 줄로 된 칠언고시(七言古詩)인데, 의례적인 수사법을 버리고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여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이 시는 특히 청각적 심상이 주제로 승화되는 고도의 표현 기법을 구사했다.
서리 내리고 은하수도 밝은, 가을이 깊은 이국(異國)의 밤에 홀연 어디선가 다듬이 소리가 들린다. 다듬이질은 일본에는 없는 풍속으로, 이는 분명히 고국의 여인이 향수를 달래려고 내는 애련한 소리일 것이다. 그 소리는 끊어질 듯 새벽까지 이어져 여인의 모습까지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이 시에서의 다듬이 소리는 아름다운 선율의 소리로서 여인과 청자의 거리를 좁혀 주고 작자의 격렬한 시름과 탄식을 교차하게 한다. 동시에, 그만큼 조국 발해에 대한 그리움의 정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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