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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예 (캘리그라피)/한시·명구 모음

[한시 모음] 5언 절구시 9수 (해설포함)

by 움니차 2026.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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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비 - 허난설헌(許蘭雪軒)

보슬보슬 봄비는 못에 내리고 春雨暗西池(춘우암서지)
찬 바람이 장막 속에 스며들 제 輕寒襲羅幕(경한습라막)
뜬시름 못내 이겨 병풍 기대니 愁依小屛風(수의소병풍)
송이송이 살구꽃 담 위에 지네. 薔頭杏花落(장두행화락)

 

[시어, 시구 풀이]

() : ‘어둡다는 뜻. 여기서는 연못에 봄비가 알 듯 말 듯 소리 없이 내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輕寒(경한) : 가벼운 추위. 여기서는 비 내리는 봄날의 쌀쌀한 기운을 뜻한다.

() : ‘침범하다라는 뜻

杏花(행화) : 살구꽃. 여기서는 시적 화자와 동일시되는 소재

 

보슬보슬 봄비는 못에 내리고

: 연못에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봄비는 화자의 쓸쓸함을 자아내는 배경이다. 이와 같은 장면은 쓸쓸하다라는 감정의 표현을 덧붙이지 않아도 화자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바, ‘봄비는 화자의 감정을 객관적인 사물에 의탁하여 표현한 객관적 상관물이라 할 수 있다.

 

찬 바람이 장막 속에 스며들 제

: 화자의 외로운 처지를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부분으로, ‘찬 바람은 객관적 상관물로 볼 수 있다.

 

뜬시름 못내 이겨 병풍 기대니

: 외로움과 시름에 잠긴 화자의 모습이 비로소 나타나는 부분이다. 한시의 일반적 구성 원리인 선경후정(先景後情)의 원리에 따라 작품이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송이송이 살구꽃 담 위에 지네.

: 화자의 외롭고 쓸쓸한 심사를 살구꽃이라는 소재에 의탁하여 나타낸 구절이다. 살구꽃은 봄날 한 때 피었다가 금방 지는 꽃으로서, 인생의 짧은 젊음 또는 여인의 짧은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 화자는 봄비에 하나 둘 떨어지고 있는 살구꽃을 바라보며, 자신의 젊음이 속절없이 허망하게 지나가고 있음을 한탄하고 있는 것이다. ‘살구꽃은 이렇게 화자 자신과 동일시되는 소재이며, 외롭고 쓸쓸한 화자의 심사를 나타내는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조선 명종, 선조 때의 여류 시인. “홍길동전의 지은이인 허균(許筠)의 누이. 일찍이 삼당시인(三唐詩人)의 한 사람인 이달(李達)에게서 시를 배웠다. 대표작으로 가사 작품인 규원가(閨怨歌)”와 한시 감우(感遇)”, “곡자(哭子)” 등이 있다.

2. 갈래 : 한시. 오언절구

3. 성격 : 애상적. 독백적. 서정적

4. 어조 : 쓸쓸한 독백의 어조

5. 표현 : 객관적 상관물을 사용한 표현이 돋보임

6. 제재 : 이른 봄의 쓸쓸한 정경

7. 주제 : 규중 여인의 외로운 심사

8. 출전 : <난설헌집(蘭雪軒集)>

 

작품 해설

이 시는 전반부에서 공간적, 시간적 배경을 묘사하고 후반부에서 화자의 감정을 표현하는 한시의 일반적 시상 전개의 방식인 선경후정(先景後情)의 구성을 보인다. 그러나 이 작품의 후반부 서정(敍情) 부분에서도 오히려 사물의 정경 묘사인 4구가 핵심을 이루는데, 이는 이 작품이 정경 묘사를 통해 화자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병풍에 기대어 선 채로 봄비에 떨어지는 살구꽃을 바라보는 화자의 모습에서, 외로움 속에서 하루하루 시들어 가는 자신의 젊음을 한탄하는 애잔하고 고독한 정서가 나타난다. 자신의 감정과 처지를 직설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정경의 묘사에 기대어 적절한 감정을 표현해 낸 절제된 어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2. 빈녀음(貧女吟) - 허난설헌(許蘭雪軒)

가위로 싹둑싹둑 옷 마르느라면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추운 밤에 손끝이 호호 불리네 夜寒十指直(야한십직지)
시집살이 길옷은 밤낮이건만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이 내 몸은 해마다 새우잠인가 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

 

[시어, 시구 풀이]

金剪刀(금전도) : 금으로 만든 가위

十指直(십지직) : 열 손가락이 추위 때문에 곱다.

嫁衣(가의) : 시집갈 때 입는 옷

 

추운 밤에 손끝이 호호 불리네 : 추운 겨울 밤 바느질하느라 손발이 곱아서 입김을 불어 가며 일하는 여인의 고통스런 삶을 표현하고 있다.

 

시집살이 길옷은 밤낮이건만 : 밤낮으로 남이 시집갈 때 입을 옷을 바느질하지만

 

이 내 몸은 해마다 새우잠인가 : 남을 위해 바느질하느라 고통스럽게 지내는 자신의 삶을 한탄하고 있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명종-선조 때의 여류 시인. 본명은 초희(楚姬). 난설헌은 호. 허균의 누이로 일찍이 이달(李達)에게서 시를 배웠다. 결혼 생활의 불만과 친정에 대한 겹친 화()로 인해 생긴 고뇌를 시작(詩作)으로 달래며 섬셋한 필치로 여인의 독특한 감상을 읊어 애상적 시풍의 특유하 시세계를 이룩하였다. 한편으로 허난설헌은 황진이와 대조되는 시인이며 유선시(遊仙詩)”  14수의 한시와 규원가(閨怨歌)” 등의 가사가 있고 시집으로 <난설헌집(蘭雪軒集)>이 전한다.

2. 갈래 : 한시, 오언절구

3. 압운 : , 宿

4. 성격 : 현실 비판적. 애상적

5. 구성 : 기승전결 4단 구성

6. 주제 : 불평등한 현실 비판

7. 출전 : <난설헌집(蘭雪軒集)>

 

 작품 해설

빈녀음(貧女吟)” 4수로 이루어진 연작시다. 이 시는 그 중 두 번째 작품으로, 남을 위해 옷을 짓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표현하고 있다. 1행과 2행에서는 겨울 밤 바느질의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고, 3행과 4행에서는 남을 위해 밤을 새워 하는 바느질과 자신의 불우한 삶을 대비시켜 표현하고 있다.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불우한 여인의 고달픈 삶을 애상적(哀想的) 시풍으로 그린 작품이다. 작자 자신의 불우한 삶과도 통하는 시이다.

 

3. 무어별(無語別) - 임제(林悌)

열다섯 아리따운 아가씨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남이 부끄러워 말 못하고 헤어졌고야.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돌아와 중문을 닫고서는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배꽃 사이 달을 보며 눈물 흘리네.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시어, 시구 풀이]

無語別(무어별) : 말없이 헤어지다

越溪女(월계녀) : 시내를 건너간 여인. 중국 월()나라에 미인이 많다는 고사를 이용하여 보통 아름다운 여자를 가리키는 말로 쓰임

 

남이 부끄러워 말 못하고 헤어졌고야. : 화자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소녀의 행위를 살피고 있다. 권위주의와 남녀 유별의 시대에서 절실한 사랑을 간직한 소녀의 심정을 잘 드러낸 표현이다.

 

배꽃 사이 달을 보며 눈물 흘리네. : 울며 배꽃에 걸린 달을 향하고 있네.

 

[핵심 정리]

1. 지은이 : 임제(林悌, 1549-1587) 호 백호(白湖)겸재(謙齋). 예조정랑(禮曹正郞) 겸 지제교(知製敎)를 지내다가 동서 양당(東西兩黨)의 싸움을 개탄하고 명산(名山)을 찾아다니며 여생을 마쳤다. 평양 감사로 제수되어 부임 도중 황진이의 무덤에서 하룻밤을 지새다 파직되는 등 호탕한 면모가 많은 인물로 전해진다. 저서에 <화사(花史)>, <수성지(愁城誌)>, <임백호집(林白湖集)> 등이 있다.

2. 갈래 : 한시. 오언절구

3. 성격 : 애상적. 관찰적

4. 어조 : 임과 헤어진 여인의 안타까운 목소리

5. 특징 : ‘규원(閨怨)’이라는 부제로 전함

6. 제재 : 임과의 이별

7. 주제 : 이별의 한(). 임과 이별한 어린 소녀의 애틋한 마음

8. 출전 : <임백호집(林白湖集)>

 

작품 해설

임제(林悌)는 송순(宋純)정철(鄭澈) 등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風靡)했던 풍류 남아요, 재사(才士)였다. 그는 수성지(愁城誌)’라는 뛰어난 소설을 썼을 뿐만 아니라 시조의 작가로도 탁월한 재주를 보였고, 한시의 창작에서도 독특한 경지를 개척했다.

이 작품에서 보듯 작가는 여성적인 섬세한 감각으로 이별을 당한 여인의 슬픔을 효과적으로 포착해 내고 있다. 사랑하는 임과 헤어지면서도 남이 부끄러워 이별의 말 한 마디 못하고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이 작품에서 배꽃처럼 흰 달[梨花月(이화월)]은 이 작품의 배경의 구실을 하면서 동시에 임의 모습을 더욱 생각나게 하는, 그래서 작중 화자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하는 작품 내적 기능을 하는 소재이다.

그리고, 이 시는 남성의 작품이지만 시 속의 주인공은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다. 시상 전개상 움직임이 극히 적은 시로 이별의 비감(悲感)을 표현하고 있다. 대문에서 남편을 작별하고 여인의 거처인 규방에 돌아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이 시의 나이 열다섯 월계녀는 처녀가 아닌, 갓 결혼한 새색시로서 2구에 보이는 겹문[重門(중문)]으로 보아 그럴 듯한 가문의 규수이며, ()은 시댁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별을 한 여인의 슬픔을 효과적으로 포착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사랑하는 임과 헤어지면서도 남이 부끄러워 이별의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4. 불일암 인운 스님에게[佛日庵贈因雲釋] - 이 달(李達)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절집이라 구름에 묻혀 살기로,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구름이라 스님은 쓸지를 않아.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바깥 손 와서야 문 열어 보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온 산의 송화꽃 하마 쇠었네.

 

[시어, 시구 풀이]

萬壑(만학) : 온 산. 온 골짜기

松花(송화) : 소나무의 꽃

절집이라 구름에 묻혀 살기로 : 구름 속에 파묻힌 속세와 멀리 떨어진 절에서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름이라 스님은 쓸지를 않아. : 찾아오는 손님도 없기에 스님은 쓸지를 않는다.

온 산의 송화꽃 하마 쇠었네. : 세월이 흐름도 잊은 채 지내다가 손님이 와서야 비로소 세월의 흐름을 알게 된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이달(李達, 연대 미상) 조선 선조 때의 시인. 호는 손곡(蓀谷). 문장과 시에 능했다. 최경창, 백광홍과 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 불렸다. 허균(許筠)에게 많은 영향을 주어, 그가 이달의 전기 <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을 지었다. 문집에 <손곡집(蓀谷集)>이 있다.

2. 갈래 : 한시, 오언절구

3. 압운 : ,

4. 성격 : 낭만적

5. 구성 : 기승전결 4단 구성

6. 주제 : 자연 속에서의 시간을 초월한 삶

7. 출전 : <손곡집(蓀谷集)>

 

작품 해설

이 시는 오언절구이다. 지은이 이달(李達)은 절구에 특히 능했는데 이 작품은 그의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구름 속에 파묻힌, 속세와 멀리 떨어진 절은 평소에 찾아오는 사람도 없으니 문을 닫은 채 길도 쓸지 않는데, 여기서 쓸리는 것이 낙엽이 아니라 구름이라는 데 묘미가 있다. 그리고 손님이 와서 비로소 문을 열어 보니 온 산에 송화꽃이 피었다고 하는 것은 봄이 갔다는 뜻으로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채 자연과 함께 지내는 경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

 

<참고> ‘삼당 시인(三唐詩人)’이란

고려로부터 이어 온 송시풍(宋詩風)을 배격하고 당시(唐詩)를 주로 하려는 경향을 띠었다. 이들은 정서면을 중시하여 좀더 낭만적이고 풍류적인 시를 쓰려고 하였으며, 성조(聲調) 감각(感覺)을 중시하였다.

 

5. 강상문가(江上聞歌) - 이안눌(李安訥)

江頭誰唱美人辭 강가에서 그 누가 미인사를 부르네
正是孤舟月落時 바로 지금 외로운 배에 달이 질 무렵에
惆悵戀君無限意 슬프도다, 연군의 무한한 정을
世間唯有女郞知 세상에서 아는 것은 오직 기생뿐이어라.

 

[시어, 시구 풀이]

美人辭(미인사) :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가리킴

 

세상에서 아는 것은 오직 기생뿐이어라 : 달이 지도록 늦은 시간에 강가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인은 양가집 여인이라 보기보다는 기생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기 때문에 ()을 기생으로 해석하였음

 

[핵심 정리]

1. 지은이 : 이안눌(李安訥, 1571-1636) 조선 중기의 문신. 호는 동악(東岳). 청백리로 널리 알려졌으며 문집으로는 <동악집(東岳集)>이 전한다.

2. 갈래 : 한시, 칠언절구

3. 주제 : 인생 무상

4. 출전 : <성수 시화(惺叟詩話)>

 

 작품 해설

이 작품은 강 위에서 여인이 부르는 송강(松江) 정철의 전후미인곡(前後美人曲-“사미인곡 속미인곡”)을 듣고, 인걸은 가고 노래만 남은 인생 무상의 회포를 읊은 시이다.

 

6.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 - 을지문덕(乙支文德)

그대의 신기(神奇)한 책략(策略)은 하늘의 이치(理致)를 다했고, 神策究天文
오묘(奧妙)한 계획(計劃)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 妙算窮地理
전쟁(戰爭)에 이겨서 그 공() 이미 높으니, 戰勝功旣高
만족(滿足)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知足願云止

 

 

[시어, 시구 풀이]

神策(신책) : 신기하고 기묘한 책략

究天文(구천문) : 천문을 궁구함, 하늘의 운수를 꿰뚫어 앎

妙算(묘산) : 기묘한 헤아림과 꾀

窮地理(궁지리) : 지리를 통달함

功旣高(궁기고) : 공이 이미 높음

知足(지족) : 만족함을 앎

願云止(원운지) : 그친다고 말하기를 원하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을지문덕(?-?) 고구려 영양왕 때의 장군

2. 갈래 : 오언고시(五言古詩)

3. 연대 : 고구려 제26대 영양왕 때

4. 성격 : 풍자시

5. 표현 : 대구법, 억양법, 반어법

6. 구성 : ···결의 4단 구성

7. 주제 : 적장의 오판 유도, 적장 희롱

8. 의의 : 현전하는 우리 나라 최고(最古)의 한시

9. 출전 : <삼국사기> 44, 열전 제4 을지문덕

 

작품 해설

이 작품은 고구려의 명장(名將) 을지문덕이 수()나라의 30만 대군을 맞아 살수에서 싸울 때에 적장(敵將)인 우중문(于仲文)에게 조롱조(嘲弄調)로 지어 보낸 시이다.

기구(起句)와 승구(承句)는 대구(對句)로 되어 있는데, 표면적으로는 우중문의 신기(神奇)한 책략과 기묘한 계획을 잔뜩 칭찬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자신이 그보다 훨씬 낫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당시 을지문덕은 하루에 7번을 싸워 거짓 패하면서 적군을 평양성 북쪽 30리 지점까지 유인하여 크게 이겼다. 이 시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우중문에게 보낸 것이므로, 전구(轉句)에 쓰인 (이미)’라는 글자에는 이제 더 이상 이길 기회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가 짙게 담겨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고는 만약 싸움을 그치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결구(結句)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7. 영정중월(詠井中月) - 이규보(李奎報)

山僧貪月色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幷汲一甁中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到寺方應覺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으리.
甁傾月亦空 병을 기울이면 달도 따라 비게 되는 것을.

 

끝 글자의 배치 : 색중각공 색즉시공의 불교의 진리 표현.

 

[핵심 정리]

1. 작자 : 이규보

2. 형식 : 한시(5언 절구)

3. 성격 : 서정적, 불교적

4. 제재 :

5. 표현 : 도치법

6. 주제 : 인간 욕심의 허망함에 대한 깨달음

 

작품 해설

이 시는 불교의 진리인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을 달을 통해 묘사해 내고 있다. 스님이 우물에 물을 길러 갔다가 우물 속에 비친 달빛이 너무 아름다워 병 속에 함께 길었다. 그러나 절에 도착하여 병의 물을 기울이자 달도 함께 없어졌다. 손에 넣은 듯하면 빠져 달아나는 인간 탐욕의 무모함을 깨닫는 순간이다.

 

8. 창의시(倡義詩) - 최익현(崔益鉉)

백발로 밭이랑에서 분발하는 것은
초야의 충심을 바랐음이라.
난적은 누구나 쳐야 하니,
고금을 물어서 무엇하리.


皓首奮畎畝(호수투견묘)
草野願忠心(초야원충심)
亂賊人皆討(난적인개토)
何須問古今(하수문고금)

 

[시어, 시구 풀이]

倡義(창의) : 국난을 당하여 의병을 일으킴

皓首(호수) : 흰 머리. 백수(白首). 노인을 가리킴

畎畝(견묘) : 밭도랑. 이랑. 전답(田畓). 민간(民間) 또는 초야(草野)를 상징함

草野(초야) : 시골

亂賊(난적) : 우리 나라를 침입하는 적. 왜적

皆討(개토) : 모두가 나서서 토벌함

백발로 - 분발하는 것은

: 나이가 들어 벼슬을 그만두고 초야에 묻혀 사는 이가 농사일에 더욱 힘을 쏟는 이유는

 

초야의 충심을 바랐음이라.

: 비록 몸은 초야에 있을지라도 나라를 아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고금을 물어서 무엇하리.

: 세상을 어지럽히는 도적을 치는 것은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이므로, 고금의 예를 들어 그 이유를 일일이 밝힐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투쟁 의식이 응축되어 있다는 시행이다.

 

[핵심 정리]

1. 지은이 : 최익현(崔益鉉 1833-1906) 조선 고종 때의 문신. 학자. 호는 면암(勉庵). 을사보호조약(乙巳保護條約)이 체결되자 분연히 일어나 의병 활동을 전개하였으나 체포되어 단식 끝에 운명하였다.

2. 갈래 : 오언절구(五言絶句)

3. 압운 : 心 今

4. 성격 : 창의시(倡義詩). 의병시(義兵詩)

5. 표현 : 대유법. 설의법

6. 주제 : 창의(倡義)

7. 출전 : <면암선생창의전말(勉庵先生倡義顚末)>

 

작품 해설

창의(倡義)’란 국난을 당하여 의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창의시의병시를 가리키는 것이다. 항일 의병이 일어나자 의병의 체험을 담은 여러 갈래의 의병 문학이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 특히 한시가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의병장의 한시는 한문학의 고식적(姑息的)인 표현의 인습을 버리고 역사적 삶의 경험과 투쟁 의식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특징이 있다. 오언 절구의 한시에는 장쾌(壯快)한 선비 정신이 드러나 있으며, 의병을 일으켜야 하는 취지가 선명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초야에 묻혀 사는 늙은이지만 늘 충성을 잊지 않는 마음을 간직하고 살았으며, 그러기에 당연히 왜적을 물리치는 일에 나서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표명(表明)하고 있다.

 

9. 추야우중(秋夜雨中) - 최치원(崔致遠)

秋風唯苦吟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조리나,
世路少知音 세상에 알아 주는 이 없네.
窓外三更雨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燈前萬里心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시어, 시구 풀이]

秋風(추풍) : 가을 바람

() : 오직

苦吟(고음) : 괴로이 시를 읊조림

世路(세로) : 세상살이, 세상 살아가는 길, 처세의 방법

知音(지음) : 자기의 마음 속을 알아 주는 사람. 백아(伯牙)가 거문고 소리를 친구인 종자기(鐘子期)가 잘 알아 주었다는 중국의 고사에서 나온 말

三更(삼경) : 한밤중,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 자시(子時), 병야(丙夜)

萬里心(만리심) : 이 작품을 귀국 전의 작품으로 본다면, 먼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라고 보아야 함. 귀국 후의 작품으로 본다면, 마음과 일이 서로 어긋나서 이 세상과는 이미 천리 만리 떠나 있는 작자의 심회를 호소한 것으로 보아야 함

 

[핵심 정리]

1. 지은이 : 최치원

2. 갈래 : 오언절구(五言絶句)

3. 연대 : 신라 말기

4. 성격 : 서정시

5. 표현 : 대구법

6. 구성 : 기승전결의 4단 구성

7. 제재 : 가을 밤비

8. 주제 : 뜻을 이루지 못한 지성인의 고뇌. 향수(鄕愁)

9. 출전 : <동문선> 19

10. 의의 : 육두품이라는 신분적 한계 때문에 좌절한 최치원의 심경이 표현되어 있다고 보기도 함

 

작품 해설

이 한시는 오언 절구(五言絶句)로서 비 내리는 가을밤에 자신을 알아 줄 지기(知己)가 없는 외로움을 읊은 시이다. 100편이 넘는 그의 시 중에서 이 작품은 제가야산(題伽倻山)”, “등윤주자화사(登潤州慈和寺)” 등과 함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가을 바람/세상’, ‘삼경(三更)/만리(萬里)’의 대구로 짜임새를 잘 갖추었다. 기구(起句)에서는 서정적 자아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수단으로 시를 읊게 되었다는 시적 동기를 밝히고 승구(承句)에서는 작자의 처지와 심회를 호소하고 있으며, 전구(轉句)에서는 점층 · 심화된 서정적 자아의 고독한 심회를 비에 감정 이입시켜 형상화하고 있다. 결구(結句)는 등불 앞에서 잠 못 이루며 자신의 외로움이 절실하게 나타난 주제구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당나라에 유학한 최치원의 귀국 이전 작품이라고도 하고, 또 귀국 후의 작품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의 시문집인 <계원필경(桂苑筆耕)>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그의 시 경향과 내용으로 보아 귀국 후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그러니까, 결구(結句)만리심(萬里心)’은 그대로 만리 타국에 있는 작자의 심경이라기보다는, 마음과 일이 서로 어긋나서 이 세상과는 이미 천리 만리 떠나 있는 작자의 심회를 호소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가 귀국하여 벼슬이 병부시랑에까지 올랐으나, 이 때는 신라 말기로서 이미 진성여왕의 난정(亂政)으로 나라가 혼란했으므로, 몸과 마음을 의탁할 곳을 찾지 못하여 시무십여조(時務十餘條)”를 올리고 가야산으로 들어가 은거하고 있었다. 이 때의 그의 심경이 곧 만리심(萬里心)’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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